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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아! 그것도 좋죠 저 테이블에 앉아 게임을 해 본다면 더

바랄 것이 없을 것 같군요. 허허허.”

영통 그룹 임 회장은 태국이 야심차게 준비한 공간을 정말

부러운 듯 둘러보며 자신도 만들고 싶다며 조언까지 구했다.

원형 공간의 장소에는 오늘 갬블이 펼쳐질 세 개의 화려한

게임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.

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가까이에서 볼 수

있도록 계단식으로 배치된 좌석이었다.

마치 최고급 영화관의 VIP 좌석이나 비행기 일등석을 연

상케 하는데, 긴 시간을 관전하기에 불편합이 없도록 배려되

어 있었다.

경험은 같아도 그 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써먹느냐는 개인의

역량에 달린 문제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는 단면이었다.

보통 이런 비밀스러운 게임에는 게스트의 인원이 제한될

수밖에 없다. 하지만 오늘은 갤러리만 무려 200여 명이었다.

가문 당 거의 10여 명씩 수용할 수 있다고 통지했기 때문

이다.

“확실히 사람이 많으니까 흥분 지수가 더 올라가는 것 같

은데요?“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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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네, 낯선 환경이라는 것도 우리에게는 도움이 될 겁니다.

이럴 게 아니라 우리 선수들 얼굴이나 보러 가죠”

어차피 안방이었다.

어느 승부건 홈 어드밴티지는 있게 마련이다.

풍림장 소속 선수들은 이미 이곳에서 연습을 해왔다. 조명

이나 테이블, 하다못해 공급되는 음식이나 음료마저도 익숙

했다.

어차피 오늘 승부는 정회원 가문에서 각기 두 명씩, 그리고

부회원 가문에서는 한 명의 대표만 출전할 수 있으며 그중에

한국을 대표할 선수 두 명을 선출하게 된다.

랜덤하게 선택된 세 개의 테이블에 나눠 앉아 게임을 펼치

되 각 테이블에서 상위 두 명만 결선에 나설 수 있었다.

그 결선은 내일 진행될 예정이었고,

“한 행장님 아니십니까?”

“오랜만에 뵙습니다 예인이, 너도 인사를 드려야지.”

직접 선수들을 찾아가 격려하고 자신의 자리에 돌아와 앉

은 태극에게 생각지 못했던 사람이 인사를 하러 왔다.

한서 금융이 국내 굴지의 은행인 것은 맞지만 엄연히 한씨

가문은 태극회 소속이 아니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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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다면 두 부녀가 올 자리가 아니 라는 말이다.

한지섭 행장의 옆에 CH 그룹 변 회장이 함께 온 것을 보

고 태국은 바로 그가 초청한 것임을 눈치 챘다.

물론 적잖은 기부금과 함께 게스트 초청이 가능하지만 그건 

최소한 세 개 가문 이상의동의와 비밀 엄수 서약이 있어야 

한다. 

굴욕적일 수도 있는 조건이지만 받아들이고 아쉬운 부탁까

지해야 했던 그의 입에서 역시 의외의 말이 나왔다.

“우리 윈주 한씨가 , 이번에 태극회의 15번째 식구가

되고자 합니다.”

“아! 그러시군요”

“그래서 말인데요 ,,”

평소 넉살이 좋은 스타일이 아니건만 한 행장은 태극의 옆

자리에 은근슬쩍 엉덩이를 깔고 앉으며 필요 이상의 웃음을

보였다.

그 자리는 잠시 자리를 비운 도연의 자리였는데 알고도 의

문을 떨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.

금융권에 있는 그로서는 태극회에 가입을 하는 것이 그 어느

비즈니스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태극은 판단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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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제는 앉을 자리가 없는 예인을 굳이 데려와 옆에 세웠.

는 것이였다.

그가 둘의 관계를 모를 리가 없다.

그녀가 바른대로 말했을 리는 없지만 일전에 언급한 바가 있

었기에 아마도 예인에게 꼬치꼬치 물었을 것이다. 

“이 기주님께서 지지해 주시면 어렵지 않다고 들었습니다.”

“제가 부슨 힘이 있다고요 하하하.”

“어차피 이 문제는 정회원들의 고유 권한이니 고려나

이원 그룹과 친분이 두터우신 이 가주께서 적극 추천하시면

통과된다고 하던데요?”

그의 눈길이 변 회장에게서 태극에게로 넘어온 것을 보면서

그런 세부적인 사안에 대한 코치는 CH에서 받은 듯 했다.

하지만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었다.

아무리 친분이 있어도 새로운 회원을 승인하는 것은 다른

문제였다. 

과거에는 가문의 전통과 역사, 그리고 역할과 기여도 등을 

고려했지만 최근에는 그보다 이해관계를 따지는 것

이 우선이었다.

기존 회원들과의 조화였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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현재 순수하게 금융 그룹을 표방하고 있는 가문은 없지만

대부분의 정회원 가문은 자체 금융회사를 보유하고 있는

게 문제다.

하다못해 풍림도 대운 투자가 있지 않은가.

“예인아 이 가주께 와인 한잔 올리거라.”

잠시 생각에 잠긴 사이 한 행장이 예인에게 던진 말이었다.

이건 아니지 않은가 그녀가 술집 작부도 아니고 술을 올려라?

자신의 딸에게 그런 일을 시킨 그의 사고방식이 이해되지

않음과 동시에 태극은 자신의 얼굴이 화끈 거리는 것을 느

꼈다.

아쉬운 것은 그 찰나 태극과 눈이 마주친 예인이 움직이려

한다는 것이었다. 와인을 따르기 위해서인지는 확인되지 않

았지만 태극은 급히 손을 들어 만류한 뒤, 한 행장의 귀에 대

고 뭔가 속삭였다.

주변 사람들은 들을 수 없는 낮은 음성이지만 한지섭의 귀

에는 분노 어린 태극의 말이 너무도 똑똑히 들렸다.

덕분에 그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졌다.

“당신, 자신이 싸지른 책임을 그렇게밖에 지지 못하나?”

머리와 처세는 남다른 그였지만 아랫도리 관리는 냉철함을

유지하지 못하는 게 그의 단점이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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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도 그 정도는 남길 수 있다.

자신도 때로 아래가 먼저인 남자였고, 많이 가진 인간들의

대체적인 양상이었으니까.

하지만 태극을 화나게 한 것은 그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이

있다.

아무리 본처의 자식이 아니라’고 하더라도 엄연히 자신의

핏줄인데 딸을 이렇게 가껴 이 여기다니, 도저히 묵고 할 수

가 없었다.

굳이 상대가 예인이 아니더라도 그랬을지는 모르겠지만

자신보다 한참이나 연배가 높은 그에게 태국은 반말을 해

버렸다.

여태까지 사업 적으로 얽힌 파트너에게 이런 강경한 모습을

보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.

권위는 예의를 지킬수록 더욱 견고해진다는 것을 알기에

태극이 느낀 분노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는데 더욱이 둘은

신성 금융을 때려잡는 일에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는 관

게였다. 그래서 차라리 터놓고 진솔하게 부탁을 했더라면 하

는 아쉬움이 더욱 크게 남았다.

한 행장도 너무 당황했는지 잠시 말없이 멍하니 앉아 있

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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때마침 국왕의 서거로 구심점이 흐려졌기에 그들이 취한

이득은 돈으로 환산하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였다.

“이번 일본 방문은 내게 큰 전환점이 될 것 같군!”

적당히 마시고 침실로 돌아왔지만 태극은 쉽게 잠을 청할 

수가 없었다.

차분하게 이번 방문의 성과를 되짚어 봐야 했다.

며칠 동안 부쩍 더 친해진 세츠가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

도 없지 않았으니, 같은 시간 세츠카와 수연이 따로 한잔 

더하며 여러 가지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다.

가문의 안살림을 도연과 함께 도맡아 하고 있는 수연이야

말로 두 집안의 혼사를 논의할 수 있는 적임자였다.

이미 큰 아웃 라인은 태극이 제시했다 결코 서두르지 말

것이며 조용하고 은밀하게 준비하라고 일렀다.

각 나라의 대표들이 참석한 총회에서 풍림장주로서 공식적

인인사를 하고 인정받은 것도 의미가 있었지만 사실 더 큰

것은 역시 자신의 혼사였다.

이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기에 밝혀지면 혼란스러

울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만 했다.

“저도 가고 싶은데“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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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네, 부친 손에 있는 20%가 요지부동 일 거라고 믿기 때문

에 엉뚱한 예상을 할 가능성이 높아요. 우리의 향후 주력 

사업이 갬블 머신이라고 알려진 까닭에 카지노에 대한 영향

력 확보를 위한 정지 작업이라고 보는 것 같았어요.”

“주요 카지노의 지분을 고르게 사들이는 것이 오히려 연막

이 된 셈이군요.”

“그런데 가주 김종탁 실상을 너무 믿으며 안 될 것 같아요.”

“그건 무슨 말씀이세요? 이상한 조짐이라도 보이나요?”

“사실 너무 열악한 환경이잖아요, 장남에 비하면. 그러다

보면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고 솔직히 전 그가 부친의 명의

로 된 20% 지분을 넘겨주겠다는 말도 믿기 어렸습니다.”

틀린 말이 아니었다.

산전수전 다 겪은 수연의 염려는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. 

태극도 그에 대해 적잖은 고민을 했으니까.

“걱정 마십시오 제가 바라는 것은 결코 김씨 가문의 패망

이 아닙니다. 종탁이 모든 것을 뒤집어쓰는 것도 원지 않

고요”

그렇게 말을 해도 수연은 태극의 의도를 짐작하기 어려웠

다. 모든 것을 처음부터 함께했지만 이제까지의 행보를 보

면 불구대천의 원수인 신성을 타깃으로 한 것은 분명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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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직도 그녀와 파친콜 기계와의 데이트는 지속되고 있

었던 것이다.

“그럼 내일 아침에 차를 보내겠습니다.”

“난 별로 피곤하지도 않은데 언니도 그렇죠?”

“이 가주께서 일이 많은 것 같은데 오늘은 그냥 우리끼

리 한잔해요.”

“그럴까요?”

세츠카가 태극을 살려 줬다.

사실 태극도 아쉽기는 하지만 필히 오늘 해야만 할 일

이 있었다.

손을 흔드는 두 여자를 호텔에 내려 준 태극은 한잔하

자는 종탁의 제안에 송도에 위치한 신성 호텔 라운지로

발길을 옮겼다.

종탁에게 확신을 주고 자신이 의도한 대로 끌고 가는것

이 것은 풍림장을 새롭게 세우는 것과도 연관이 있고 묵

은 은원을 푸는 것과도 무관치 않았다.

세즈카와 파이도 더없이 중요하지만 이미 잡은 물고기

에 밥을 줄 필요는 없지 않겠나?

쉬엄쉬엄 가도 된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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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새로운 미끼를 잔뜩 던져 놓은 신성 그룹 기획

조정실장, 종탁은 오늘 수확해야 할 대상이었다.

송도 신성 호텔도 서울 못지않은 초현대식 호텔이었다.

하기야 초특급 호텔만을 지향하는 신성이 새로이 내놓았

으니 어련하겠나.

종탁과 함께 들어선 그곳에 도착한 태극은 직원들의

듯한 태도를 보며 녀석의 그룹 내 입지를 실감할 수 있

었다.

야경이 그림 같은 창가에 위치한 밀실에 앉자마자, 아

직 와인이 오지도 않았건만 종탁은 짧게 느껴졌던 하루를

떠올리며 부러운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.

그리고 꾹꾹 참았던 이야기들을 하나둘 꺼내기 시작했다.

“어마어마하군요. 갬블머신 시장”

“모르고있지 않았을 거 아냐.”

“그렇죠. 하지만 일본의 파친콜 시장은 폐쇄적이라 감히

뛰어들기 힘들다고 들었는데, 형은 도대체 어떻게?”

태극은 그저 빙긋이 웃었다. 종탁이 그 의미를 단번에 이

해한 것은 당연했다. 본인의 노력과 정확한 판단도 중요

하지만 이렇게 불처럼 타오르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

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뿐이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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